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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Life140

기형도의 '엄마생각' & '질투는 나의 힘' 엄마 걱정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질투는 나의 힘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 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 하.. 2006. 12. 13.
이선영의 '인생' 人生 내 인생이 남들과 같지 않다고 생각됐던 때의, 외딴 길로 밀려나 있다는 낭패감. 그러나 내 인생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을 때 이윽고 그 남다르지 않은 인생들이 남다르지 않게 어우러져 가는 큰 길에 줄지어 서서 이 늘비함을 따라가야 할 뿐 슬며시 도망나갈 외딴 길이 없다는 낭패감. ** 남들과는 다르게 살고싶다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남들과 달라서 불안한 적도 있다. 문득 Dynamic Duo의 노래 한 곡중 가사가 생각난다. 절묘한 라임과 플로우가 어우러진 부분... 인생은 마치 쉬운게임 가위바위보, 쉽지만 때론 어려워 아직까지도 2006. 7. 13.
사무엘 울만의 '청춘' 청춘(靑春) 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미의 용모,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손발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의 청신함을 말한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7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가지만 열정을 잃으면 마음이 시든다. 고뇌, 공포, 실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을 기고 정신은 먼지가 된다. 7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에는 경의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2006. 6. 22.
여인의 향기(Scent of Woman) 프랭크 중령(Al Pacino)은 외롭다. 그는 아직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날카로운 직관력을 지녔으며, 예민한 감수성에, 뛰어난 언변, 탱고 ...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군에서 퇴역하였고, 맹인이 되었으며, 가족들은 그를 외면했다. 그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찰리 역시 처음에는 프랭크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뉴욕에서 이런 저런일을 함께 겪게되면서 진정으로 프랭크를 이해해 나가고, 결국 프랭크의 자살 결심을 꺾게 만든다. 찰리는 순수하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합리적이며 굳은 의지의 소유자이다. 그는 자기의 학교 교장선생님에게 장난을 친 친구들의 이름을 끝까지 말하지 않는다. 말만 하면 하버드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도... 끝까지 말을 하지 않다가 .. 2006.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