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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시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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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뭉클하다 날은 저물었고 오솔길을 따라 올라간다 나무 하나 지나고 나무 둘 지나고 나무 스물, 서른, 마흔 지나고 풀 하나 지나고 풀 둘 지나고 풀 수도 없이 지나고 숲속 거기, 그 자리에 앉는다 멀리 하늘 위 별빛은 반짝거리는데 문득 가슴이 뭉클하다 언제였던가? 내 가슴이 뭉클했던 때가 너의 그 가슴이 뭉클했던 때가 예전에 어디서인가 잠깐 보았다가, 오늘 잠깐 짬이 날 때 정독을 해 본 시다. 사랑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미래도 현재도 아닌 과거의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 혹은 뭉클함을 담은 시다. 살짝 아련하면서도 암울한 그래서 뭉클한 느낌이 든다. 대낮이 아닌 날이 저물어 가는 시간에 오솔길을 따라 어디론가 올라간다. 무언가 과거를 회상하는 분위기에 딱 어울리지 않는가. 새벽이나 아침 혹은 대..
그는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 김기택 날개 없이도 그는 항상 하늘에 떠 있고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아파트를 나설 때 잠시 땅을 밟을 기회가 있었으나 서너 걸음 밟기도 전에 자가용 문이 열리자 그는 고층에서 떨어진 공처럼 튀어 들어간다. 휠체어에 탄 사람처럼 그는 다리 대신 엉덩이로 다닌다. 발 대신 바퀴가 땅을 밟는다. 그의 몸무게는 고무타이어를 통해 땅으로 전달된다. 몸무게는 빠르게 구르다 먼지처럼 흩어진다. 차에서 내려 사무실로 가기 전에 잠시 땅을 밟을 시간이 있었으나 서너 걸음 떼기도 전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그는 새처럼 날아들어 공중으로 솟구친다. 그는 온종일 현기증도 없이 20층의 하늘에 떠 있다. 전화와 이메일로 쉴 새 없이 지저귀느라 한순간도 땅에 내려앉을 ..
헌 신 내 마음이 그대 발에 꼭 맞는 신발 같은 거였으면 좋겠다 거친 길 험한 길 딛고 가는 그대 발을 고이 받쳐 길 끝에 안착할 수 있다면 나를 신고 찍은 그대의 족적이 그대 삶이고 내 삶이니 네가 누구냐 물으면 그대 발치수와 발가락모양을 말해주리 끝이 없는 사랑이 어디 있으리 다만 그 끝의 자세가 사랑을 규정해주리니 그대 다시 나를 돌아보거나 말거나 먼 길 함께했다는 흔적이라면 이 발 냄새마저도 따스히 보듬고 내가 먼저 낡아서 헌 신, 부디 헌신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오늘 구상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이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 우리는 항상 미래를 위해 현재의 기쁨을 누릴 줄 모르고, 무언가 거창한 것이 자신에게 오기를 기대한다. 또한 과거의 잘못 회한으로 현재의 행복을 누릴 줄 모르고, 그 과거에 매여서 현재를 그 괴로운 과거처럼 후회하며 보내버린다. 구상 시인은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옹달샘에서부터 바다에까지 이..

이 시를 처음 봤을 때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로 시작하는 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라는 시의 앞부분이 생각이 났다. 생명이 탄생하거나 또는 탄생하여 성숙해갈때, 순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예로 들면 먼저 태어나기 위해서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이 결실을 맺어야 하고, 태어나서는 부모님이 키워주셔야 하고 또한 친구들을 사귀어야 하고 학교도 가야한다. 시골이나 한적한 마을 어딘가에 보이는 노오란 들국화 역시 그냥 피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이 아무생각없이 들국화가 핀 것을 보고 지나칠 때, 이성선은 그 꽃을 하늘이 피우셨다는 것을 깨닫는다.(하늘이란 자연의 삼라만상이라고 해석해도 될 듯하다.) 햇빛과 바람과 이슬과 흙과 벌과 나비 등..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와 자셔도 좋소. 왜사냐건 웃지요. ** 중학교때였던가? 아니면 고등학교 다닐 때였던가? 이 시를 처음 봤을 때 그냥 웃었다. 은유법이 어쩌고 저쩌고 대유법이 어쩌고 저쩌고, 운율이 이래저래 어쩌고 저쩌고를 윽박지르던 국어 선생님이 이 시를 낭송할 때는 뭐랄까... 색다른 느낌을 받았더랬다. 이 시를 다시 읽으니, 새삼스럽지만 그 때 국어 선생님이 생각난다. 이름이 뭐였더라... 피식~ 내가 일하는 사무실엔 창문이 없다. 당연히 공기도 탁하고 채광도 구리다. but 난 남으로 창을 낼테다. 내 마음속에...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내 마음속에 ..

심심한 날 박정만 아득한 하늘가에 눈을 맞추고 마음은 고요의 속살에 젖다. 눈부신 햇볕 속의 지박는 소리, 어디선가 무궁한 잠이 나를 부르고 불러도 소리 없는 산 메아리. 가는귀 먹은 듯이 눈이 흐리어 소금물로 귀를 씻고 잠을 請하다. ** 사람은 원래 고독한 존재임을 자각하고, 혼자가 됨을 두려워 하지 않으며, 自存을 추구하는 사람은 드물다. 언뜻 우리는 사회에서, 가족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듯 보이지만 결국 우리는 혼자임을 깨달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자신은 부족한 혼자임을 깨닫는 자만이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의지만 하지 않고 상대방과 시너지 효과를 이루는 사람이 될 수있는 것은 아닐까? 결국 모든 문제는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 그것의 결과가 성공이건 실패이건 간에... ..
Invictus -William Ernest Henley (English poet, critic and editor, 1849 - 1903)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Beyond this place of wrath and tears Looms but the Horror o..
사랑 김후란 집을 짓기로 하면 너와 나 둘이 살 작은 집 한 채 짓기로 하면 별의 바다 바라볼 창 꽃나무 심어 가꿀 뜰 있으면 좋고 없어도 좋고 네 눈 속에 빛나는 사랑만 있다면 둘이 손잡고 들어앉을 가슴만 있다면. 나 역시 이러한 사랑을 꿈꾼다. 우리 깜장콩도 그렇겠지? :-)

접시꽃 당신 written by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