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16 이성선의 '소포' 이 시를 처음 봤을 때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로 시작하는 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라는 시의 앞부분이 생각이 났다. 생명이 탄생하거나 또는 탄생하여 성숙해갈때, 순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예로 들면 먼저 태어나기 위해서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이 결실을 맺어야 하고, 태어나서는 부모님이 키워주셔야 하고 또한 친구들을 사귀어야 하고 학교도 가야한다. 시골이나 한적한 마을 어딘가에 보이는 노오란 들국화 역시 그냥 피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이 아무생각없이 들국화가 핀 것을 보고 지나칠 때, 이성선은 그 꽃을 하늘이 피우셨다는 것을 깨닫는다.(하늘이란 자연의 삼라만상이라고 해석해도 될 듯하다.) 햇빛과 바람과 이슬과 흙과 벌과 나비 등.. 2008. 6. 13. 김상용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와 자셔도 좋소. 왜사냐건 웃지요. ** 중학교때였던가? 아니면 고등학교 다닐 때였던가? 이 시를 처음 봤을 때 그냥 웃었다. 은유법이 어쩌고 저쩌고 대유법이 어쩌고 저쩌고, 운율이 이래저래 어쩌고 저쩌고를 윽박지르던 국어 선생님이 이 시를 낭송할 때는 뭐랄까... 색다른 느낌을 받았더랬다. 이 시를 다시 읽으니, 새삼스럽지만 그 때 국어 선생님이 생각난다. 이름이 뭐였더라... 피식~ 내가 일하는 사무실엔 창문이 없다. 당연히 공기도 탁하고 채광도 구리다. but 난 남으로 창을 낼테다. 내 마음속에...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내 마음속에 .. 2008. 5. 13. 박정만의 '심심한 날' 심심한 날 박정만 아득한 하늘가에 눈을 맞추고 마음은 고요의 속살에 젖다. 눈부신 햇볕 속의 지박는 소리, 어디선가 무궁한 잠이 나를 부르고 불러도 소리 없는 산 메아리. 가는귀 먹은 듯이 눈이 흐리어 소금물로 귀를 씻고 잠을 請하다. ** 사람은 원래 고독한 존재임을 자각하고, 혼자가 됨을 두려워 하지 않으며, 自存을 추구하는 사람은 드물다. 언뜻 우리는 사회에서, 가족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듯 보이지만 결국 우리는 혼자임을 깨달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자신은 부족한 혼자임을 깨닫는 자만이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의지만 하지 않고 상대방과 시너지 효과를 이루는 사람이 될 수있는 것은 아닐까? 결국 모든 문제는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 그것의 결과가 성공이건 실패이건 간에... .. 2008. 4. 13. Invictus Invictus -William Ernest Henley (English poet, critic and editor, 1849 - 1903)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Beyond this place of wrath and tears Looms but the Horror o.. 2008. 3. 20.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