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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Life/Poetry

박세현의 '행복'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2. 28.
행복 <박세현>

오늘 뉴스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오늘 뉴스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국영방송의 초창기 일화다
나는 그 시대에 감히
행복이란 말을 적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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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처음 봤을 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오늘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뉴스는 없습니다'라니 옛날에 정말 그랬단 말인가? 국영방송의 초창기 일화라고 하니 한 번 쯤은 그럴수도 있겠거니 하는 생각이 든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렇게 뉴스가 없었던(?) 시대에 행복이라는 말을 감히 적어넣겠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간단히 생각해보자 뉴스라는 놈은 무엇인가? 그날이나 최근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전해주고, 그밖의 정보를 전해주는 것이다.(이정도면 쓸만한 정의가 될런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최근에 일어난 사건중에서 과연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은 얼마나 될까? 반대로 우리를 열받게 하는 것은 얼마나 될까? 이 둘의 비율을 따지면 누가 더 많을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절대(!) 전자의 비율이 후자의 비율보다 높지는 않을 것이다.

하루하루 뉴스를 보며 개똥같은 정치판 얘기를 보며 격분하고 나빠지는 경제소식에 걱정하고, 초등학생을 성폭행 하고 살해한 동네 신발가게 주인을 보며 울분을 토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의 위협에 벌벌 떠는 우리들은 과연 행복한가?(살림살이 또한 나아지겠는가? -_-;;) 박세현 시인은 이런 세상을 꿈꾸었을 것이다.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는 뉴스는 아예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고. 뉴스를 보고 열을 받느니 차라리 뉴스가 없는 것이 더 행복하겠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