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 블로그에서 가져옴.
얼마 전에 혜인이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오빠, 금강산을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뭐라고 부르지?"
이 말을 듣는 순간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금강산 말고도 사람이나 사물에게 여러 가지의 이름을 지어주면 안될까'하는 생각 말이다(-_-!). 예를 들어서 조은경에게는 자정 이후로 수면 할 때의 睡자를 써서 조수경으로 부를수도 있겠다. (이유는 본인이 잘 알 것임) 또한 다이어트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ㅁㅇ군은 식사시간때만 이소식(小食)으로 부르면 상당히 재미있을 듯도 하다.
이런 식으로 이름을 여러가지로 지어주면 어떤 현상이 발생하게 될까?
일단 자기 소개를 할 때, "안녕하십니까 저는 ㅇㅇㅇ입니다만 오후 6시~12시사이에는 ㅇXX라고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소개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름을 헷갈리는 일도 생길 것이고, 각자 가지고 있는 시계가 다르기 때문에 기준점이 되는 시간에서도 역시 헷갈릴 것이다. 예를들어 내가 10~17시 사이에만 '천재'라는 이름을 쓴다고 했을 때, 내 시계는 17시 01분인데 반해 다른 사람은 16시 59분이라서 나에게 어이 "윤천재~" 라고 하면 나는 "이봐 난 윤정원이라구~!"라고 말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또한 같은 시간에 같은 이름을 쓰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굉장히 반가울 것 같다. 과연 그럴 확률이 얼만큼이나 될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커플이름을 쓰는 것은 어떨까? 너무 닭살일까? -_-
-_- 결론은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결정하는 것은 하나가 아닌데 반해, 개인을 지칭하는 이름은 하나 밖에 없는 것이 약간은 아쉽긴 하다. 대신 사회적인 명칭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ps. 금강산은 겨울에는 개골산이라 부른답니다. :-)
(2003.6.2)
Human Life/Prejud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