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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Life/Poetry

오규원의 '4월과 아침'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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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과 아침

오규원

나무에서 생년월일이 같은 잎들이
와르르 태어나
잠시 서로 어리둥절하네
밤새 젖은 풀 사이에 서 있다가
몸이 축축해진 바람이 풀밭에서 나와
나무 위로 올라가 있네
어제 밤하늘에 가서 별이 되어 반짝이다가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온 돌들이
늦은 아침 잠에 단단하게 들어 있네

**

이젠 완연한 봄이다.  황사가 나를 짜증나게 하지만 봄은 봄이다.  봄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가는 어린 아이들을 보는 것 같다.  하루 아니 잠깐이라도 주목하고 신경쓰지 않으면 모든 것이 바뀌어 있다. 

생년월일이 같은 잎들이 와르르 태어나서 무럭무럭 자란다.  촉촉하게 내린 봄비에 잠시 축축해졌다가, 따스한 바람이 불어와 땅에서부터 나무에까지 온기를 전한다. 

돌은 어떠한가 추운 겨울동안 단단하게 얼어있다가, 봄기운에 새파란 이슬이라는 옷을 입고 반짝반짝 거린다.  밤엔 별이 되어 반짝이다가, 낮엔 쿨쿨 늦잠을 단단하게 잔다.

이 시를 보고 있자면 그냥 기분이 좋다.  마치 내가 새싹이 된 것 같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순수해져서, 오직 열정 하나만으로 아무 것에나 달려들 수 있을 것 같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