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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Life/Book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머리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2. 13.
사랑의 기술에 대한 편리한 지침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실망할 것이다.  사랑은 스스로 도달한 성숙도와는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탐닉할 수 있는 감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 이 책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가장 능동적으로 자신의 퍼스낼리티 전체를 발달시켜 생산적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아무리 사랑하려고 노력해도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며,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는 한, 또한 참된 겸손, 용기, 신념, 훈련이 없는 한, 개인적인 사랑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주려고한다.  위에서 말한 성질들이 희귀한 문화에서는 사랑하는 능력을 획득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은 그 누구든 참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을 몇 명이나 알고 있는지 자기 자신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한다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이 어려움을 알아보고 사랑에 도달하는 조건들을 알아보는 일조차 삼가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복잡성을 피하기 위해 나는 이 문제를 되도록이면 비전문적 용어로 다루려고 했다.  같은 이유로 나는 사랑에 대한 문헌도 최소한도로 한정했다.

다른 문제, 곧 이전의 내 저서들에 표현된 사상의 되풀이를 피하는 문제는 아주 만족스럽게 해결되지는 못했다.  특히 나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자립적 인간》, 《건전한 사회》에 친숙한 독자들은 이 책에서, 앞에 말한 책들에 표현되어 있는 사상을 상당히 발견할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기술》은 결코 단순한 요약은 아니다.  이 책에는 이전에 밝힌 사상을 넘어선 많은 사상이 제시되어 있고, 매우 당연한 일이지만 옛 사상이라 하더라도 사랑의 기술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함으로써 새로운 시야를 얻게 한다.

에리히 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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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을 읽기 전에 먼저 꼭 읽어야 할 머릿말.  과연 이 책은 무엇을 말 할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봐야하는지를 머릿말에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