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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Life/Prejudice

아는만큼 보인다.

by Humaneer 2009. 8. 9.

회사에 입사한지 1년이 넘었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업무는 ... 음 -_- 딱히 없군. ㅋ

그나마 한 것이라고는 내가 입사하기 전부터 선임분들, 그리고 나의 입사와 함께 퇴사해 버린 사람이 기반을 마련해 놓은 RT임베디드 S/W의 기능 추가, 수정등을 해왔다. 기반을 하도 잘 설계해놔서 내가 아무리 개념없이 코드를 짜도 왠만해선 커널패닉은 아예 뜨지가 않았다. ㅋ

요즘엔 회사에서 만든 임베디드 보드의 기능 및 성능을 시험하기 위한 GUI기반(MFC)의 S/W를 개발중이다. 솔직히 전산과 4학년을 다니도록 MFC에 뭐가있는지도 모른채 학교를 다녔다. 이제와서 밥줄이 걸린 일이라 하려고 하니 한동안 매우 힘들었지만, 책도 찾아보고 동기, 선배를 괴롭혀 가며 아둥바둥 완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ㅎ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는 GUI는 노가다라매? 그거 별거아니라매? 그거 공부해봐야 별거 아니라매? 등의 어줍짢은 생각으로 아예 담을 쌓아왔고, 회사에서도 담을 쌓아왔다. GUI 기반 소프트웨어는 죄다 외주주면 그만이지 거 별거아니잖아.

난 S/W학도로서, S/W를 하찮게 보는 사람을 100% 경멸한다. 막말로 X도 모르는 놈이 '"S/W거 금방 하잖아 쉽잖아. 남들이 짜놓은거 재사용하면 되는거 아냐?" 이따구의 어이없는 말을 할 때마다 겉으로는 웃고있지만,  속으로는  "아우 ㅅㅂ X도 모르는 놈이 .. 님아럼ㄴ;ㅣ렁;ㅣㄴㅁ아ㅓㄹ " ㅋㅋ

재사용이 뭐 장난인줄 아나? S/W의 재사용은 단순히 CTRL+C/V가 아니다. 지금 짜고 있는 코드들을 어떻게 짜놓아야, 얼마나 신뢰성있게 설계하여야 미래에도 편하게, 안심하고 가져다 쓸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제발 혹시라도 S/W 재사용이라는 말을 어설프게 알아가지고 S/W는 다 예전에 짜놓은거 카피+페이스트 하면 되는 줄 아는 사람이 이 글을 봤다면 생각을 고쳐먹기를 바란다. 그건 당신의 무지에서부터 오는 것이라고.

그런데 그렇게 떠벌리는 사람이나, 'GUI거 별거 아니잖아'라고 무시해왔던 나란 놈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었던 것 같아 심히 민망하고 부끄럽다. 어떤 S/W든간에 초기 설계부터 완성하고 디버깅하고 최적화 할 때 까지, 프로그래머의 노력과 혼이 담겨야 함을 망각하고, 아는 것도 별거 없는 놈이 건방지게 S/W나 차별이나 하고 말이다.

이 모든 것의 원흉은, 나의 지식이 얕음, 나의 무지에서 온다.

이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임베디드 시스템 아키텍처도 공부하고, MFC 및 WinAPI도 공부하여야 한다.
또한 X도 모르는 S/W쟁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H/W, 회로이론, 신호처리 등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하고, 수치해석, 선형대수, 이산수학, 공업수학, 물리와 같은 .. 학부 때 '저거는 도대체 내가 할 분야랑 무슨 상관이 있는겨? 난 어차피 저거 몰라도 상관없을거야'라는 어이없는 타협으로 말아먹은 학문도 공부하여야 한다.

또한 'ㅅㅂ 운영체제 코딩 숙제해야하는데 뭔 폭포수가 어떻고 나선이 어떻고 위험관리가 어쩌고저쩌고 저 교수님 X소리 하시네 ㄹㅇㄻㄴ아ㅓㄹㅣ안러민;ㅏ얼' 라는 생각으로 맨날 꾸벅꾸벅 졸았던 S/W Engineering도 열심히 닦아야 한다. S/W Engineering 정말로 중요하다!



결론 : 모든 것은 나의 무지로부터 시작된다. 지금 보면 학부 때 배웠던 학문중에 쓸모없는 학문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ㅋ